- 문체부, 기금 상한 15% 상향·5년 갱신제 올 하반기 개정 목표 공식화
- 강원랜드 제외 외국인 전용 13개 법인 17개 영업장 대상
- 협회 “매출 기준 부과 유일 업종” 전면 재검토 촉구… 문체부 “고매출 구간만 인상”
- 23일 국회 토론회 후 조계원 의원 법안 발의 수순
지난 14일 언론 보도로 수면 위에 오른 카지노 제도 개편이 일주일 만에 정부의 공식 일정표를 얻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7월 21일 관광진흥법상 카지노 사업자의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상한을 현행 총매출액의 10%에서 15%로 높이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확인했고, 문체부 관계자는 이날 “올 하반기 내에 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5년 단위 면허 갱신제와 사업권 양도·양수 사전인가제도 함께 추진된다.
반격은 하루 만에 나왔다. 22일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는 보도자료를 내어 개편안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고, 같은 날 문체부는 설명자료로 업계와 일부 보도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부의 개편 의지와 업계의 생존 논리가 하루 간격으로 맞부딪히는 국면이다.
상한은 15%, 그러나 ‘일괄 15%’는 아니다
먼저 짚어야 할 것은 개편안의 실제 설계다. 현행 관광진흥법 제30조는 카지노 사업자가 총매출액의 10% 범위에서 관광진흥개발기금을 납부하도록 하고, 시행령이 연간 매출액 10억원 이하 1%, 10억원 초과 100억원 이하 5%, 100억원 초과 10%의 누진 구조를 정한다. 기금은 사업 운영 법인이 아니라 카지노 사업장별로 부과된다.
정부의 구상은 법률상 상한을 15%로 올린 뒤 시행령을 고쳐 기존 10% 구간 위에 최고 구간을 새로 만드는 것이다. 최고 부담률이 적용될 매출 기준과 기존 구간의 조정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지점은 22일 문체부 설명자료에서 더 분명해졌다. 문체부는 일부 언론이 전한 ‘납부율이 10%에서 15%로 상향돼 주요 카지노 3사의 추가 부담액이 900억원 내외’라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인상된 부담률은 새로 마련되는 고매출 구간에만 적용되고, 세부 구간과 부담률은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업계·전문가·학계 의견을 수렴해 확정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매출에 일괄 15%를 물리는 것이 아니라 고매출 사업장의 상단만 무겁게 하는 방식이지만, 그 ‘상단’이 어디부터 시작되는지가 백지로 남아 있는 만큼 실제 부담의 크기는 여전히 시행령의 손에 달려 있다.
Column chart. Data table with 4 rows and 4 columns follows.
| 파라다이스 | 롯데관광개발 | GKL | |
|---|---|---|---|
| 매출액 | 9,005 | 4,766 | 4,253 |
| 영업이익 | 1,558 | 1,433 | 526 |
| 기금 납부액 | 888 | 515 | 409 |
적용 범위도 정리됐다. 내국인이 출입하는 강원랜드 이번 인상에서 빠질 전망인데, 문체부 관계자는 “강원랜드 매출의 13%를 폐광기금으로 별도 납부하고 있으므로 예외로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대상은 강원랜드를 제외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총 13개 법인, 17개 영업장이다.
개편의 명분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사업장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데도 관광기금이 30년째 개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카지노 사업 자체가 예외적으로 허용을 받아 운영되는 구조이고, 정부 정책과 사회 환경 등이 매출 증진에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며 기금 인상으로 관광산업 전반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함께 추진되는 면허 갱신제는 일정 기간마다 사업자 자격을 재심사하는 제도이고, 양도·양수 사전인가제는 사업권을 넘길 때 관할 기관의 승인을 의무화하는 제도로, 카지노 운영과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12억이 3039억이 되는 동안
숫자의 궤적은 양쪽 주장의 공통 배경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관광기금 납부 제도가 도입된 1995년 이후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전체 매출액은 10.3배, 업체 평균 매출액은 7.8배 늘었지만 부담률 체계는 30년간 그대로였다. 협회 집계로 보면 카지노 업계가 낸 관광진흥개발기금은 1994년 12억원에서 지난해 3039억원으로 250배 이상 불어났다. 산업이 커진 만큼 공적 기여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정부 논리와, 이미 부담이 폭증해 왔다는 업계 논리가 같은 통계에서 갈라져 나오는 셈이다.
개별 회사의 장부를 보면 부담의 무게가 구체화된다. 지난해 실적을 공시 기준으로 보면 파라다이스는 카지노 부문 매출 9005억원을 포함한 전체 매출 1조1499억원에 영업이익 1564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고, 관광기금으로는 888억원을 납부했다. 제주 드림타워를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은 매출 6534억원에 영업이익 1433억원을 올려 개장 후 첫 당기순이익 흑자(276억원)를 달성했으며 기금 납부액은 515억원이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매출 4229억원에 영업이익 526억원을 기록하며 409억원을 냈다.
기금 납부액이 연간 영업이익과 맞먹거나 그에 육박하는 규모다. 다만 문체부는 22일 설명자료에서 “카지노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관광기금으로 낸다”는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기금 부담금은 영업이익에서 내는 돈이 아니라 매출액에서 영업비용으로 차감되는 항목이고 영업이익은 기금을 납부하고 남은 금액이라고 반박했다. 회계 구조상 틀린 지적은 아니지만, 부담률이 오르면 그만큼 영업이익이 깎인다는 실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업계가 특히 문제 삼는 것은 이 기금이 이익이 아니라 매출을 기준으로 부과된다는 점이다. 협회는 일반적인 부담금이 이익 발생을 전제로 하거나 소득·법인세액을 기준으로 매겨지는 것과 달리, 카지노업은 적자 상황에서도 매출액 기준으로 기금을 내는 유일한 업종이라고 주장한다. 협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 17~18개 카지노 사업자 가운데 절반가량인 8~15개가 매년 영업 적자를 기록해 왔다.
대표적 사례가 인천 영종도의 인스파이어다. 2023년 11월 부분 개장에 이어 2024년 2월 카지노를 포함해 정식 개장한 이 리조트는 초기 투자와 이자 부담으로 2024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에 매출 2190억원, 영업손실 1564억원을 냈다. 이듬해 회계연도에는 매출이 4259억원으로 90% 뛰었지만 여전히 1548억원의 적자였다. 매출이 늘수록 기금 부담은 커지는데 손익은 아직 마이너스인 구조가 개편안 아래에서 더 무거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30년 영구허가의 신뢰”와 갱신제의 충돌

갱신허가제를 둘러싼 반발의 뿌리는 제도의 역사에 있다. 국내 카지노업은 1994년 이전에는 3년 주기 허가갱신 제도로 운영되다가, 1994년 관광진흥법 개정으로 재허가 요건을 충족한 업체에 한해 유효기간 제한이 없는 허가 체제로 바뀌었다. 협회는 사업자들이 기금 납부와 전산시설 요건, 영업준칙 준수 등 신규허가에 준하는 심사를 통과한 뒤 30년간 영구허가를 전제로 법적 지위와 신뢰를 쌓아왔다고 강조한다.
협회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갱신허가제 도입은 기존 사업자의 정당한 신뢰를 훼손하고 재산권을 침해하는 과잉금지 원칙 위반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5년마다 허가취소 위험에 노출되면 고용 불안이 상시화되고,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이 드는 장기 투자가 위축돼 산업 경쟁력이 궤멸될 것이라는 우려다.
협회는 규제의 중복성도 지적한다. 이미 2015년 관광진흥법 시행령 개정으로 주요 법령 위반 시 1~2차 처분만으로 사업정지 3개월과 허가취소가 가능한 강력한 행정처분 기준이 가동되고 있는 만큼, 갱신허가제는 ‘옥상옥 감독’이자 ‘이중 규제’라는 것이다.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내국인 출입이 금지된 외국인 전용 체제로 운영되는 한국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내국인을 받는 강원랜드나 해외 사례와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과도하고 차별적이라는 주장도 폈다.
다만 해외 규제 지형을 보면 갱신·심사 체계 자체는 낯선 제도가 아니다. 싱가포르는 3년마다 면허를 갱신하며 재무 건전성과 책임도박 운영을 평가하고, 마카오 10년 단위 갱신에서 비게임 투자와 지역 기여도까지 따진다. 미국 네바다·뉴저지주는 대주주나 경영진이 바뀔 때 적격성 심사를 실시한다. 개편안의 대주주 변경 사전인가제와 갱신제는 이런 국제 관행을 참조한 설계로 읽힌다.
세 부담을 둘러싼 공방에는 과거 이력도 소환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개별소비세와 교육세도 납부하고 있는데 관광개발기금까지 높이면 과세 부담이 너무 크다”며, 문체부가 30년간 카지노 세금을 올리지 않았다고 하지만 2008년 세제개편안으로 카지노 사업자가 개별소비세를 내게 되면서 이미 세 부담이 늘어왔다고 반박했다. 협회 역시 매출의 2~4%인 개별소비세와 법인세, 지방세 등을 내는 상황에서 기금 비율까지 15%로 오르면 코로나19 여파에서 겨우 벗어나 정상화에 안간힘을 쓰는 업체들의 파산을 재촉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정책 일관성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개발을 국정과제로 삼아 인천 영종도를 개발했고 많은 업체가 이에 맞춰 사업을 확장했다는 점을 들어, “같은 (민주당) 정부에서 세금은 늘리고 규제는 안 푸는 정책을 제시하니 기업들로선 투자 등에 애로가 큰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셈법: 20~30% 이익 감소 추정과 그 전제
주식시장은 이미 한 차례 답을 내놨다. 개편 검토 소식이 알려진 지난 15일 코스피 지수가 오르는 와중에도 롯데관광개발은 14.6%, 파라다이스는 13.5%, GKL은 10.8% 급락하며 상장 카지노주가 일제히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했다.
증권가의 피해 추정도 잇따랐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올해 관광기금 부담액을 파라다이스 약 950억원, 롯데관광개발 약 600억원, GKL 약 46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현지 연구원은 부담률이 15%로 오르면 각각 약 470억원·300억원·230억원을 추가 부담해 영업이익이 기존 전망치보다 20~30%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증권 이기훈 연구원은 부담률이 5%포인트 오를 경우 파라다이스와 GKL의 영업이익이 각각 22%, 28% 줄고, 제주도가 유사한 개편에 나설 가능성까지 반영하면 롯데관광개발도 19%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신한투자증권 지인해 연구위원은 GKL의 올해 기금 부담이 476억원에서 718억원으로 늘며 영업이익이 37.1% 깎일 수 있다고 계산했다.
다만 이들 추정에는 공통의 전제가 있다. 현재 10%인 최고 부담률이 주요 카지노 매출에 일괄적으로 15%까지 적용된다는 가정으로, 문체부가 시행령에서 어떤 누진 구간을 그리느냐에 따라 실제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적용 경로가 다른 회사도 있다. 제주 드림타워를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은 중앙정부의 관광진흥개발기금이 아니라 제주특별법 체계에 따라 제주도가 관리하는 기금을 납부하기 때문에, 이번 관광진흥법 개정의 직접 대상이 아니다. 제주에 같은 제도를 적용하려면 제주특별법과 관련 조례 개정이라는 별도 절차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지난 15일 낙폭이 3사 중 가장 컸다는 사실은, 시장이 개별 조문보다 정책 기조 전체를 리스크로 읽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시행까지는 관광진흥법 개정과 시행령 정비, 제주 관련 법·조례 손질 등 여러 관문이 남아 있다. 그래서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을 실적 악화의 현실화라기보다 정책 불확실성을 반영한 심리적 조정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영업 환경 자체는 오히려 우호적이다. 국내 외국인 카지노들은 올해 2분기에도 드롭액(고객의 칩 구매액) 증가세를 이어갔고,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 속에 VIP와 일반 고객이 고르게 유입되고 있다. 올해 5월 누적 방한 외래객은 872만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늘었고 6월 누적으로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여름 성수기가 낀 3분기에는 파라다이스와 롯데관광개발이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가능성도 거론되며, 주요 3사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8배 수준의 역사적 저점에 머물러 있어 정책 불확실성이 걷히면 주가 회복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사카의 그림자, 그리고 23일 국회
경쟁 환경은 반대 방향의 압박이다. 일본은 2030년 오사카 인공섬 유메시마에 약 10조원 규모의 통합리조트(IR)를 개장할 예정으로, 이는 국내 최대급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의 투자 규모를 크게 웃돈다. 미국 등 글로벌 자본이 아시아 시장에 대거 진출한 상황에서 규제 강화와 재정 부담 가중이 국내 산업의 재투자를 막아 경쟁력을 갉아먹고, 공들여 유치해 온 외국인 VIP 고객을 동남아 경쟁국과 일본에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관광기금 부담률이 15%까지 높아질 경우 개별 기업 실적 악화에 그치지 않고 국내 외국인 카지노 산업 전반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 카지노가 외국인 전용이라 고객 유치 비용이 기본적으로 큰 구조인데, 내·외국인을 모두 받는 세계 다른 카지노들과의 경쟁에서 버틸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협회 관계자는 “주요 경쟁국들은 내수 시장을 개방하거나 자율성을 존중해 산업을 육성하는 반면, 한국은 규제 강화만 고수하고 있다”며 갱신허가제와 기금 비율 상향안의 즉시 철회, 그리고 정책적 육성·지원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공은 이제 국회로 넘어간다. 지난 14일 정부와 업계의 간담회에 이어, 2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한국관광학회가 주최하는 ‘카지노산업 선진화를 위한 제도개선 토론회’가 열려 기금 부담률 상향과 5년 면허갱신제, 양도·양수 사전인가제가 본격 논의된다. 토론회에는 김대현 문체부 제2차관과 학계·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하며, 조 의원은 토론회 이후 관련 법 개정안을 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개정이라는 시간표와 전면 재검토라는 요구 사이의 거리는 아직 멀다. 신설될 고매출 구간의 문턱을 어디에 긋고 갱신 심사의 예측 가능성을 어떻게 담보하느냐가, 30년 만의 제도 개편이 넘어야 할 실질적 쟁점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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