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외국인 카지노 관광진흥개발기금 상한 10%→15% 추진… 갱신제·사전인가제 병행
- 보도 다음날 롯데관광개발 -14.6%·파라다이스 -13.5%·GKL -10.8%
- 상한 적용 시 3사 영업이익 20~30% 감소 추정, 증권가 목표주가 줄하향
- 관광진흥법 개정이 선행 조건… 3분기 최대 실적 전망은 유지
정부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물리는 관광진흥개발기금의 상한을 현행 매출액의 10%에서 15%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7월 14일 문화체육관광부 국회 등에 따르면, 카지노 제도 개편안에는 기금 부담률 인상과 함께 면허 갱신제, 대주주 변경 사전 인가제가 담겼다. 사실상 영구 면허였던 허가 방식을 주기적 심사·관리 체계로 바꾸고, 세븐럭·워커힐·파라다이스 등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짊어지는 공적 부담도 함께 키우겠다는 것이다. 인상 폭은 5%포인트지만 납부금 규모로는 종전의 1.5배가 되는 변화이고,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보도 다음날인 15일 주식시장에서 상장 카지노 3사의 주가가 일제히 두 자릿수 비율로 주저앉았다.
1995년에 멈춘 부과 체계, 왜 지금 손대나
관광진흥개발기금은 관광진흥법 제30조가 근거다. 카지노 사업자는 총매출액의 10% 범위 안에서 일정 비율을 기금으로 내야 하고, 구체적 비율은 시행령이 매출 구간별 누진 구조로 정한다. 연간 총매출액이 100억원을 넘으면 최고 구간이 적용돼 매출액의 10%를 낸다. 이 부과 체계가 1995년 이후 큰 변화 없이 유지되는 동안 산업의 덩치는 몰라보게 커졌다. 문체부 자료에 따르면 1995년 이후 외국인 카지노 업계 전체 매출액은 10.3배, 업체 평균 매출액은 7.8배 불어났고, 지난해 외국인 카지노 매출은 2조2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산업 규모에 맞춰 공적 부담을 현실화하겠다는 것이 정부가 내세우는 개편의 명분이다.
개편안은 모든 사업자에게 일괄 적용하기보다 현행 누진 구조를 유지하되 고매출 사업자의 부담률을 높이는 쪽으로 검토되고 있으며, 구체적 산정 기준은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이 경우 제주도 내 카지노를 제외한 매출 상위 사업자 6곳의 기금 납부액은 이전보다 300억~500억원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 연도 | 외국인 전용 | 내국인 출입 | 총계 |
|---|---|---|---|
| 2016 | 120억 원 | 162억 원 | 282억 원 |
| 2017 | 112억 원 | 152억 원 | 264억 원 |
| 2018 | 154억 원 | 146억 원 | 300억 원 |
| 2019 | 135억 원 | 146억 원 | 281억 원 |
| 2020 | 54억 원 | 43억 원 | 97억 원 |
| 2021 | 35억 원 | 77억 원 | 112억 원 |
| 2022 | 66억 원 | 122억 원 | 188억 원 |
| 2023 | 135억 원 | 131억 원 | 266억 원 |
| 2024 | 179억 원 | 136억 원 | 315억 원 |
| 2025 | 219억 원 | 143억 원 | 362억 원 |
제주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에 따라 지자체가 카지노를 별도 관리하는 지역이라 별도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 문체부 관계자는 “카지노업은 특허사업의 성격이 있다”며 “산업 규모가 커진 만큼 면허 관리와 관광산업 재투자 장치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논의가 특정 업계를 압박하려는 규제가 아니라 카지노 산업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제도 정비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숫자로 보면 기금은 이미 업계의 가장 큰 준조세다. 국내 카지노 사업자들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납부한 관광진흥개발기금 누적액은 약 2조4654억원에 이르고, 이 가운데 파라다이스(5786억원)·GKL(3603억원)·롯데관광개발(1131억원) 등 외국인 전용 대형 3사가 1조520억원을 부담했다. 참고로 내·외국인이 모두 출입하는 강원랜드 이 기금과 별도로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총매출액의 13%를 폐광지역개발기금으로 추가 납부하는 이중 구조다.
15일의 폭락, 숫자로 본 충격
정책 검토 소식이 알려진 15일 롯데관광개발은 14.6%, 파라다이스는 13.5%, GKL은 10.8% 급락했다. 인바운드 회복에 힘입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던 종목들이 규제 리스크 하나로 하루 만에 고꾸라진 것이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연간 카지노 총매출액이 10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매출액의 10%를 기금으로 납부해 왔지만, 이 비율을 15%로 올리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지난해 기준 내륙 카지노 상위 6개 영업장이 인스파이어를 빼면 모두 파라다이스와 GKL의 영업장이라는 점, 롯데관광개발은 기금 납부 대상이 문체부가 아닌 제주도여서 별도 조례 개정이 필요하지만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피해 추산치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이 연구원은 올해 외국인 카지노들의 기금 부담액을 파라다이스 약 950억원, 롯데관광개발 약 600억원, GKL 약 460억원으로 추정하면서, 부담률이 15%로 오르면 추가 부담이 각각 약 470억원·300억원·230억원에 달해 영업이익이 기존 추정치 대비 20~30% 감소할 것으로 계산했다. 황지원 iM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와의 높은 괴리와 향후 몇 년 내 규제 강화 우려를 반영해 파라다이스 목표가를 2만3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26%, 롯데관광개발을 2만80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17% 내렸고, GKL 목표가도 1만3000원으로 낮췄다.
그는 제도가 실제 시행되면 파라다이스의 경우 내년 매출액 1조원 기준 500억원의 세금이 추가된다고 분석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금에 개별소비세·교육세 등을 합친 실질 부담이 이미 카지노 매출의 약 16%인데, 개편안이 시행되면 약 20%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업계의 반발과 ‘낮은 세율’이라는 반론
업계는 부담 인상과 면허 규제가 한꺼번에 몰려온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업계 정상화가 오래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한까지 올리면 사업자에게 추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갱신허가제와 사전인가제까지 동시에 추진되면 정책 불확실성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일본·마카오·싱가포르·필리핀과 고액 외래객 유치 경쟁을 벌이는 처지에서 비용 부담이 커지면 가격·마케팅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논리도 편다. 협회 관계자는 비게임 시설 투자, 마이스 행사·단체 유치, 지역관광 연계 등에 대한 인센티브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만 세율만 놓고 보면 반대 방향의 비교도 가능하다. 아시아 최대 카지노 시장인 마카오는 게임총매출(GGR)의 35%를 게임세로 걷고 각종 기금을 합치면 부담률이 40% 안팎이며, 베트남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35%의 세율을, 싱가포르는 일반(매스) 매출에 최대 22%의 누진세를 적용한다. 국내 외국인 카지노의 실질 부담률이 15~16% 수준이라는 점이 인상론의 배경에 깔려 있는 셈이다.
반면 내국인을 받지 못해 접근 가능한 시장 자체가 제한된 국내 사업자에게 해외 세율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박도 증권가에서 나온다. 2030년 가을 개장을 목표로 일본 오사카에서 초대형 복합리조트가 공사 중인 만큼, 세 부담 확대가 호텔·엔터테인먼트 등 비카지노 시설의 투자 여력을 깎아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다.
시행까지는 먼 길, 성수기 실적은 별개
제도가 굴러가기까지의 절차도 만만치 않다. 관광진흥법 제30조가 기금 납부 한도를 총매출액의 10%로 못 박고 있어 상한을 15%로 올리려면 시행령이 아니라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하고, 이후 매출 구간과 부담률을 시행령으로 정해야 하며, 제주는 제주특별법과 조례 개정까지 필요하다. 이현지 연구원은 거쳐야 할 단계가 많아 단기간 시행은 힘들 것으로 보면서, 당장의 실적 훼손보다는 심리적 악재에 따른 단기 주가 조정으로 읽는 것이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성장세가 둔화한 마카오와 달리 국내 외국인 카지노들이 2분기에도 견조한 드롭액 성장률을 기록했고, 원화 약세라는 우호적 환율 환경에서 VIP와 일반 고객이 고르게 유입되고 있다며 “특히 계절적 성수기인 3분기에는 롯데관광개발과 파라다이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지노 3사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8배로 역사적 하단이라 낙폭이 과도하다는 진단이다.
황지원 연구원도 2014년 중국 반부패 규제 국면에서 한국 카지노 업종이 마카오 대비 낮은 규제 리스크로 프리미엄을 받았던 전례를 들어, 성수기로 갈수록 프리미엄 정당화가 가능하다고 봤다. 업체별로는 파라다이스의 하얏트 인수가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고, 롯데관광개발은 바카라 대회 등으로 방문객을 늘리며 3분기 사상 최대 매출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해외에도 참고할 전례가 있다. 싱가포르는 2019년 카지노 세율 인상을 발표하면서 겐팅 싱가포르(Genting Singapore) 등 사업자의 독점권 연장을 반대급부로 병행해 주가의 추가 하락을 방어한 바 있다.
결국 관건은 인상된 기금이 어디로 흘러가느냐다.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위원은 “늘어난 기금을 지역 관광 인프라 확충, 카지노 전문 인력 양성 등 해당 산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재투자하는 기금 활용 방안과 계획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30년 만의 부과 체계 손질이 산업 위축으로 남을지 질적 성장의 발판이 될지는, 앞으로 나올 법안의 세부와 재투자 설계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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