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균 사장, 8월 18일 간담회서 오픈 카지노 재차 강조… “국민적 합의” 단서
- 이원택 지사는 7월 회견 공식화 뒤 여드레 만에 “원론적 구상” 후퇴
- 이 대통령 “강원랜드 용인하기 쉽지 않겠죠”… 12월 “호남엔 왜 없나”와 온도차
- 현대차 9조원 투자·수변도시 45필지 2차 분양은 순항, 카지노만 홀로 역풍
새만금에 내국인이 드나드는 카지노를 두자는 구상은 지난 한 달 사이 두 번 제동이 걸렸다. 이를 공식화했던 전북지사가 스스로 ‘원론적 구상’으로 격하했고, 대통령은 강원랜드 입장을 들어 신중론을 폈다. 그런데도 이 구상을 처음 공론화한 당사자는 물러서지 않고 있다. 나경균 새만금개발공사 사장은 8월 18일 세종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오픈 카지노를 새만금의 핵심 거점 시설로 다시 호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9조원 투자와 수변도시 2차 분양이라는 호재를 앞세운 자리였지만, 정작 논쟁의 불씨는 카지노 대목에서 되살아났다.
8월 18일 간담회에서 나 사장이 한 말
나 사장은 이날 현대차그룹이 3대 메가 프로젝트의 하나로 새만금에 9조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라는 점, 하반기에 단독주택용지 45필지를 추가 분양한다는 점과 함께 오픈 카지노를 새만금의 앵커시설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근 불거진 새만금 오픈 카지노 논란에 대해서는 “개인적 생각”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복합리조트가 새만금의 앵커 시설로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은 굽히지 않았다.
논리의 뼈대는 강원랜드였다. 그는 강원랜드 폐광촌에 대한 보상 성격으로 세워졌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새만금 주변 어민들도 10조원 정도 손실 봤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지노가 복합리조트 일환이라면 앵커시설로 관광 쇼핑 숙박 마이스 산업까지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단서도 붙였다. 같은 자리에서 그는 오픈 카지노가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므로 당장 추진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고, 복합리조트에 대해서는 국내 기업과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 사장은 새만금을 “약속의 땅이자 희망의 땅”이라고 소개하면서, 1억2,300만평에 이르는 새만금 부지를 첨단산업과 문화예술, 관광레저, 재생에너지가 어우러진 미래 청년도시로 만들어 ‘K-퓨처’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카지노를 품은 복합리조트는 그 청사진 안에서 관광레저 축을 떠받치는 시설로 자리매김돼 있다.
대통령의 두 발언, “호남엔 왜 없나”와 “강원랜드가 용인하기 쉽지 않겠죠”
나 사장의 고집을 이해하려면 대통령 발언의 시간차를 봐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12월 16일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인허가를 두고 국가가 특수 목적으로 허가한 도박장의 상당한 수익을 특정 민간에 맡기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을 제기하며 공공 운영 검토를 주문했다. 전국 카지노 분포를 살피던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호남에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왜 없느냐고 물었고,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지자체의 유치 요청은 있으나 수요 조사 결과가 아직 긍정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이 문답은 전북에서 새만금 카지노 논의가 다시 불붙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2026년 8월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산업통상부 업무보고에서 나온 발언의 결은 달랐다. 이 대통령은 강원랜드 남한규 대표이사 직무대행에게 내국인 출입 카지노가 강원랜드뿐인지 확인한 뒤 “지방 사정들이 워낙 나쁘다 보니 우리도 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만들어 달라고 여기저기서 요구한다”며 “강원랜드 입장에서는 납득하기가, 용인하기가 쉽지 않겠죠”라고 물었다. 남 직무대행은 지역 여론도 그렇고 사실이 그렇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이 대통령은 강원랜드가 폐광지역의 대안으로 시작한 일이라는 점을 짚는 것으로 문답을 마무리했다.
두 발언을 나란히 놓으면 온도차가 드러난다. 12월의 질문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지역 편중과 공공성을 겨냥한 것이었고, 8월의 발언은 내국인 카지노 추가 허용에 대한 신중론이었다. 나 사장이 주장하는 오픈 카지노는 내국인 출입을 전제로 하므로, 그가 기댈 수 있는 대통령 발언은 12월의 것이지 8월의 것이 아니다. 강원 석탄산업전환지역 주민단체들이 이미 2025년 12월부터 전북의 오픈 카지노 주장을 두고 대통령 발언을 왜곡한 것이라고 반발해 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사는 물러섰고, 공사는 남았다

지사의 후퇴 과정은 더 극적이다.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7월 13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새만금에 유치하고 이를 위해 전북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카지노를 추진한다고 받아들여도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해도 된다고 답했고, 같은 날 자신의 SNS에는 내국인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조성을 위한 전북특별법 개정을 민선 9기 도정 4대 중점 방향의 하나로 명시했다.
반발은 사흘 만에 조직화됐다. 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새만금도박장저지군산범시민대책위원회 등은 7월 16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추진 중단을 요구했고, 강태창 도의원은 같은 날 도의회 5분 자유발언에서 선거 공약이나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한 번도 논의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백지화를 촉구했다. 정선군의회는 7월 21일 성명을 내어 공식 철회를 요구했고, 광산진폐권익연대는 7월 29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내국인 카지노는 폐광지역특별법으로 강원랜드에 보장된 것이라며 새만금 구상을 규탄했다.
이 지사는 여드레를 버티지 못했다. 그는 7월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아니라 원론적 구상이었을 뿐이며, 질문이 나와 부주의하게 답변했을 뿐 추진을 결정한 것이 아니어서 철회 대상도 아니라고 말했다. 도 차원의 공식 검토는 없었다는 말도 보탰다.
반면 새만금개발공사의 설명은 결이 다르다. 나 사장은 7월 14일 이 지사와 내국인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추진 방안을 놓고 수차례 의견을 교환했고, 도지사 취임 전부터 교감했으며 프랑스 출장 중에도 전화로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사는 발을 뺐고, 공사 사장은 논의의 실체가 있었다고 말한 채 8월 18일 다시 같은 주장을 내놓은 셈이다.
넘어야 할 세 겹의 벽
오픈 카지노가 부딪히는 첫 번째 벽은 법이다. 관광진흥법 제28조는 내국인을 입장시키는 카지노 영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강원랜드만이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의 예외 조항에 근거해 내국인을 받는다. 이 예외는 2021년 개정으로 2045년 12월 31일까지 연장돼 있다. 새만금에 내국인 카지노를 두려면 별도 특별법으로 새로운 예외를 만들어야 하는데, 2016년 김관영 당시 국회의원이 같은 취지의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을 냈다가 강원 폐광지역과 시민사회의 반발 속에 폐기된 전례가 있다.
두 번째 벽은 이미 열려 있는 문의 크기다. 현행 새만금사업법은 5억 달러 이상 투자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외국인투자자에게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 허가를 내줄 수 있는 특례를 두고 있다. 즉 외국인만 받는 카지노라면 새만금은 이미 법적 통로를 갖고 있다. 나 사장이 굳이 ‘오픈’을 고집하는 것은 외국인 전용만으로는 체류형 관광과 대규모 투자를 끌어올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인데, 문체부 장관이 2025년 1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호남 카지노에 대한 수요 조사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다고 답한 대목은 외국인 전용 모델의 시장성마저 아직 입증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세 번째 벽은 정치다. 나 사장은 2025년 10월 지역 언론 기고를 통해 오픈 카지노 도입을 공개 제안한 이래 12월 군산대 한중 미래포럼에서도 같은 주장을 폈고, 그때마다 강원 폐광지역 단체들이 규탄 성명과 투쟁 예고로 맞섰다. 여기에 대통령의 8월 신중론이 더해지면서, 특별법 개정을 국회에서 관철할 정치적 동력을 어디서 찾을지가 불투명해졌다.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나 사장 본인의 단서는 이 현실을 인정한 표현으로 읽힌다.
| 시점 | 내용 |
|---|---|
| 2025년 10월 | 나경균 사장, 지역 언론 기고로 오픈 카지노 공개 제안 |
| 2025년 12월 16일 | 이재명 대통령, 문체부 업무보고서 “호남엔 왜 없나” 질문 |
| 2025년 12월 23일 | 나 사장, 군산대 한중 미래포럼서 “결단 필요” 재차 주장 |
| 2026년 7월 13일 | 이원택 전북지사, 취임 회견서 오픈 카지노 복합리조트 공식화 |
| 2026년 7월 21일 | 이 지사 “원론적 구상”으로 후퇴 |
| 2026년 8월 4일 | 이 대통령, 산업통상부 업무보고서 “강원랜드가 용인하기 쉽지 않겠죠” |
| 2026년 8월 18일 | 나 사장, 기자간담회서 “오픈 카지노는 앵커시설로 반드시 필요” 재확인 |
‘어민 10조원 손실론’의 근거
나 사장이 강원랜드에 빗대 꺼낸 어민 손실론은 새로운 논거다. 폐광지역이 석탄산업 붕괴의 보상으로 내국인 카지노를 얻었듯, 갯벌과 어장을 내준 새만금 주변 어민들에게도 같은 성격의 보상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다만 그가 언급한 10조원은 “얘기가 있다”는 형태로 제시됐을 뿐 출처가 명시되지 않았다.
공적으로 제시된 추정치는 있다. 박주현 당시 민주평화당 의원은 2019년 국회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 새만금 방조제 축조로 인한 전북 수산물 생산 손실액을 약 7조3,500억원으로 추정하고, 여기에 수산업 생산유발계수 1.88을 적용하면 관련 산업까지 총 13조8,000억원의 손해가 전북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자리에서 그는 전북 수산물 생산량이 방조제 착공 시점인 1991년 13만4,819톤에서 2018년 7만7,800톤으로 42.3% 줄었다는 수치를 제시했다. 새만금 방조제 완공으로 부안 6곳, 군산 4곳, 김제 1곳 등 어항 11곳이 폐쇄됐다는 점도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 추정치들은 의원실과 연구기관의 산정이지 정부 공식 집계는 아니며, 어업권 보상 절차가 이미 이뤄졌다는 점에서 폐광지역과의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나 사장이 이 논리를 공개 석상에서 꺼냈다는 것은, 새만금 카지노 논의의 프레임을 ‘관광 투자’에서 ‘지역 보상’으로 옮기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카지노만 빼면 순항하는 새만금
역설적이게도 카지노를 제외한 나머지 의제는 순조롭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2월 27일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전북도와 투자협약을 맺고, 새만금 112만4,000㎡에 약 9조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제조·부품 클러스터, 수전해 플랜트, 태양광 발전시설, AI 수소 시티를 짓기로 했다.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9월 AI 데이터센터 건축심의를 신청하고 2027년 3월 착공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수변도시와 직접 연결되는 사업이 4,000억원 규모의 AI 수소 시티다.
이 투자가 수변도시 분양의 동력이 됐다. 새만금개발공사는 2025년 11월 단독주택용지 67필지와 근린생활시설용지 2필지를 처음 공급했는데, 전체 69필지가 공급공고 이후 31일 만에 모두 계약됐다. 단독주택용지는 개인 수요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330㎡ 이하로 나눠 추첨 방식으로 공급했고, 최초 공고와 재공급에서 낙찰되지 않은 잔여 6필지만 선착순 수의계약으로 소진됐다. 나 사장은 이 결과로 시장 수요를 확인했다며 수변도시용지에서 45필지 후속 분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차 분양 물량은 수변도시 1공구의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 35필지와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10필지다. 공급 면적은 각각 1만8,763㎡와 4,742㎡로 총 2만3,505㎡이며, 필지당 평균 158평 규모다. 공사는 7월 말 새만금개발청에 조성토지 공급계획 승인을 신청했고, 승인과 감정평가가 끝나는 대로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를 통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공고해 최고낙찰액으로 공급한다. 나 사장은 9월께 2차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 구분 | 2025년 1차 분양 | 2026년 2차 분양(예정) |
|---|---|---|
| 공급 시기 | 2025년 11월 | 2026년 9월께 |
| 단독주택용지 | 67필지 | 45필지(주거전용 35, 점포겸용 10) |
| 공급 면적 | 필지당 330㎡ 이하 | 총 2만3,505㎡(평균 약 158평) |
| 공급 방식 | 추첨(잔여분 선착순 수의계약) | 온비드 경쟁입찰, 최고낙찰액 |
| 평당 공급가 | 약 200만원 | 약 10% 상승 전망 |
| 결과 | 69필지 31일 만에 완판 | 감정평가 후 확정 |
가격은 오른다. 장재형 새만금개발공사 판매기획팀장은 “작년 분양 물량은 평당 200만원 정도로 책정됐다”면서 이번에는 경쟁입찰이어서 10%가량 높은 가격이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그는 현대차 투자 계획 발표 이후 교육·관광시설 유치 등 2단계 개발 계획이 구체화할 예정이라며, 시장의 관심이 이어지리라는 확신을 갖고 공급계획 승인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대금 납부 조건은 계약금 10%에 2년 거치 3년 무이자 분할납부로 지난해와 같다.
공동주택은 2027년, 국제학교는 2030년
정주 여건 확충 요구는 현대차 쪽에서 먼저 나왔다. 장 팀장은 “새만금개발청, 현대차그룹 등과 협의를 하면서 서둘러달라는 의견이 있다”며 공동주택용지를 “2027년부터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공동주택용지 공급을 전담하는 부서를 두고 있으며, 단독주택용지로 수변도시를 시장에 안착시킨 뒤 공동주택과 상업·업무용지로 공급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교육 인프라도 시간표가 잡혔다. 나 사장은 국제학교가 2030년에는 반드시 개교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정주환경이 갖춰지는 만큼 수요는 충분히 만들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 팀장은 “다음달 호주 국제학교를 방문할 계획”이라며 “MOU부터 체결해 속도를 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외국기업 임직원 자녀 등을 위한 외국교육기관을 유치하는 사업으로, 공사는 전북도와 운영 지원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남은 변수
현대차 투자와 분양, 국제학교는 공사의 권한과 절차 안에서 굴러가는 사업이다. 반면 오픈 카지노는 특별법 개정이라는 국회의 문, 강원 폐광지역의 조직적 저항, 그리고 대통령이 직접 드러낸 신중론을 모두 넘어야 하는 사안이다. 나 사장이 개인적 생각이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이를 앵커시설이라 부르기를 멈추지 않는 것은, 관광레저용지를 채울 다른 앵커가 아직 없다는 새만금의 현실을 반영한다.
관건은 이 주장이 정책으로 번역될 통로가 있느냐다. 지사가 물러선 지금 전북도 차원의 추진 동력은 사라졌고, 공사는 카지노 허가권도 특별법 발의권도 갖고 있지 않다. 나 사장 스스로 인정했듯 국민적 합의가 선행돼야 하는데, 그 합의를 만들 주체와 절차는 아직 누구도 제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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