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븐럭 팀장급 직원, 여자 화장실 칸막이 아래 휴대전화… 강남경찰서 입건
- 2025년 입장객 111만7,165명 중 39만5,348명은 직원이 손으로 입력한 ‘노네임’ 고객
- 비회원 비중 25.2→32.0→35.4%… 감사원 현장조사 뒤 목표 달성률 91.6%에서 60%대로
- 입장객은 경영평가 계량지표, 문체부 사실관계 확인 착수… GKL “부풀리기 확인된 사실 아냐”
국내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는 유일한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8월 한 달 사이 성격이 전혀 다른 두 개의 논란을 동시에 안게 됐다. 하나는 서울 세븐럭카지노 영업점에서 팀장급 남성 직원이 여자 화장실 칸막이 아래로 휴대전화를 들이민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문화체육관광부에 보고하는 입장객 숫자가 실제보다 많이 잡혔다는 내부 의혹이다. 전자는 직장 내 성비위를 막는 내부통제의 문제이고, 후자는 공기업 경영평가의 근거가 되는 통계의 신뢰 문제다. 두 사안 모두 GKL이 공기업으로서 요구받는 관리 수준이 현장에서 작동했는지를 묻고 있다.
여자 화장실 칸막이 아래로 들어온 휴대전화
사건은 8월 20일 오후 4시쯤 서울 시내 세븐럭카지노 영업점 5층 여자 화장실에서 벌어졌다. 화장실 칸을 이용하던 여성 직원이 칸막이 아래로 휴대전화가 들어오는 것을 발견했고, 놀라 화장실 밖으로 나온 뒤 자리를 뜨지 않고 지켜봤다. 뒤이어 화장실에서 나온 사람은 팀장급 남성 직원 A씨였고, 피해 직원은 그 자리에서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직원은 경찰에 직접 신고하는 데 부담을 느껴 회사에 처리를 맡겼다. 회사 고충처리 부서는 당일 피해자와 A씨를 각각 면담하고 두 사람을 분리했으며, A씨의 휴대전화도 제출받아 보관했다. 이튿날인 8월 21일 GKL은 A씨를 직위 해제하고 대기발령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8월 22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A씨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8월 24일 밝혔다. A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제출된 휴대전화를 토대로 실제 촬영이 이뤄졌는지, 촬영물이 저장되거나 삭제된 흔적이 있는지, 추가 피해가 있는지를 관련자 조사를 통해 확인할 방침이다. GKL 관계자는 “피해자가 원하는 대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며 수사에도 절차에 따라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적용 법조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은 카메라 등을 이용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상대방 의사에 반해 촬영한 사람을 7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같은 법 제15조는 이 죄의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촬영물이 남아 있지 않더라도 실행에 착수한 사실이 인정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촬영물 존재 여부가 유무죄를 가르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라는 뜻이다.
공교롭게도 사건이 벌어진 8월 20일은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불법촬영물 유통의 뿌리를 반드시 뽑겠다”며 성평등가족부·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경찰청이 마련한 불법사이트 통합대응 방안을 공개한 날이었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촬영물의 유통·확산 차단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같은 날 공기업 사업장 안에서 불법촬영 혐의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대비를 이룬다.
반복돼 온 성비위, 그리고 징계의 기록
GKL에서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한 성비위가 문제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22년 윤주경 당시 국민의힘 의원실이 GKL에서 받은 감사보고서와 징계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 6월 15일까지 성비위로 징계된 사건은 7건이었고 법률 검토 결과 7건 모두 직장 내 지위 격차와 업무 관련성이 인정됐다. 2019년에는 여직원보다 직급이 두 단계 높은 남직원 2명이 회식 자리에서 신체적·언어적 성희롱을 저질러 각각 정직 6개월과 3개월을 받았고, 2021년에는 여직원에 대한 성적 소문을 퍼뜨린 남직원 2명이 견책됐다.
징계 통계는 그 뒤에도 이어졌다. 2024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GKL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임직원 징계는 48건으로, 견책 15건·감봉 18건·정직 11건·면직 4건이었다. 사유별로는 임직원 행동강령 위반이 34건으로 가장 많았고 직장 내 성희롱 4건, 직장 내 괴롭힘 3건, 괴롭힘과 성희롱이 겹친 사건 1건이 포함됐다. 2022년 10월에는 이용 당시 국민의힘 의원이 징계를 받은 직원에게도 해당 연도 성과급이 지급됐다는 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이 흐름 위에 놓인다. 회사가 하루 만에 직위 해제와 수사 의뢰로 대응한 것은 과거 사례와 비교하면 빠른 편이지만, 팀장급 간부가 사업장 안에서 여성 직원을 상대로 불법촬영을 시도했다는 혐의 자체가 예방교육과 관리·감독 체계의 실효성을 다시 묻게 만든다.
111만명 중 39만명은 ‘손으로 입력한 숫자’

두 번째 논란은 숫자에서 시작한다. GKL 내부자료에 따르면 2025년 문체부에 보고된 세븐럭카지노 전체 입장객은 111만7,165명이다. 이 가운데 멤버십 카드를 카드리더기에 접촉해 전산상 입장이 자동으로 기록된 고객은 72만1,817명이고, 나머지 39만5,348명은 멤버십 없이 여권만 제시하고 들어온 비회원이다. 전체의 35.4%가 자동 출입기록이 아니라 직원의 별도 등록으로 집계된 셈이다.
세븐럭은 두 종류의 고객을 다르게 센다. 멤버십 회원은 입장 시 회원카드를 리더기에 대기 때문에 방문 기록이 시스템에 자동 저장되며, 회사 안에서는 이를 ‘절대고객 수’라고 부른다. 반면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고 여권만 내는 이른바 ‘노네임(No Name)’ 고객은 직원이 인원을 따로 집계해 시스템에 입력한다. GKL은 두 수치를 합산한 값을 전체 입장객으로 산출해 주무 부처에 보고한다.
| 구분 | 인원 | 비중 |
|---|---|---|
| 전체 입장객 | 111만7,165명 | 100% |
| 멤버십 카드 전산 확인 고객 | 72만1,817명 | 64.6% |
| 비회원(노네임) 고객 | 39만5,348명 | 35.4% |
문제는 직원 입력에 의존하는 노네임 고객이 최근 3년간 빠르게 늘었다는 점이다. 전체 입장객 가운데 노네임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25.2%에서 2024년 32.0%로, 2025년에는 35.4%로 매년 높아졌다. 2년 만에 10%포인트 이상 뛴 것이다.
| 연도 | 노네임 고객 비중 |
|---|---|
| 2023년 | 25.2% |
| 2024년 | 32.0% |
| 2025년 | 35.4% |
비회원이 늘어나는 게 왜 이상한가
카지노 업계에서 비회원 비중이 계속 커지는 현상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지노 사업자는 통상 방문 고객의 회원 가입을 유도하고 이를 게임 참여로 연결하는 것을 영업의 기본으로 삼기 때문이다. 회원 가입은 고객 관리와 마케팅의 출발점이자 매출로 이어지는 통로이며, 비회원 상태에 머무는 고객이 늘수록 영업 성과와 방문 통계의 괴리가 커진다.
제도적 배경도 있다. 2007년 12월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으로 카지노사업자에게 자금세탁방지 의무가 부과되면서 카지노 칩은 현금·수표를 대신하는 지급수단으로 규정됐고, 카지노사업자는 고객확인·고액현금거래보고 등 의무를 지게 됐다. GKL의 자금세탁방지 업무지침은 테이블에서 칩을 구매하거나 캐셔 창구에서 칩을 현금·수표로 바꾸는 고객, 외화를 환전하려는 고객을 멤버십 회원으로 등록해 고객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 결국 비회원 상태로는 실제 게임 이용에 상당한 제한이 따르며, 일부 카지노 사업장은 아예 비회원 관광객의 입장을 제한하기도 한다.
게임을 하려면 어차피 회원이 돼야 하는 구조에서 비회원 입장객만 유독 불어났다면, 그 숫자가 무엇을 세고 있는지가 문제가 된다. 세븐럭의 비회원 비중이 30% 중반까지 오르자 내부에서는 입장객 집계 방식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관련 민원은 감사원에도 접수됐다. 감사원은 6월 GKL을 상대로 현장 조사를 진행한 뒤 사안을 문체부로 이첩했으며, 문체부는 최근 GKL에 입장객 집계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한편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카지노를 출입하는 모든 이용객의 신원 정보를 기록하도록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7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강원랜드에 미칠 영향을 들어 개정안 수정을 촉구하는 등 논란이 진행 중이지만, 이 개정이 현실화하면 ‘여권만 내고 들어오는’ 익명 입장 자체가 제도적으로 좁아진다. 노네임 집계를 둘러싼 의혹은 이런 규제 흐름과 맞물려 있다.
감사원 조사 뒤 급락한 목표 달성률
의혹에 힘을 싣는 것은 감사원 조사 전후로 갈라진 실적 곡선이다. GKL은 연간과 월간 입장객 목표를 세우고 매월 실적을 자체 점검하는데, 내부자료상 월별 목표 달성률은 감사원 현장 조사가 있었던 6월 91.6%를 기록한 뒤 7월 69.1%로 떨어졌고 8월 들어서는 60% 초반대까지 내려갔다.
| 시점 | 월별 입장객 목표 달성률 |
|---|---|
| 6월(감사원 현장 조사) | 91.6% |
| 7월 | 69.1% |
| 8월 | 60% 초반대 |
이 낙폭이 이례적이라는 것이 내부의 지적이다. GKL은 과거 입장객 목표를 자주 초과 달성해 왔고, 올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상반기에만 1,070만9,919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1.3% 늘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잠재 고객이 어느 때보다 많은 시기에 목표 달성률만 30%포인트 가까이 빠진 것이다.
숫자의 크기도 겹친다. 7~8월 목표치 대비 미달 폭이 약 30%대로 나타난 점은 그동안 전체 입장객에서 노네임 고객이 차지해 온 30%대 비중과 공교롭게 맞물린다. 감사원이 들여다본 뒤 직원 입력분이 줄어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내부에서 제기되는 이유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입장객 목표와 집계 방식의 연관성을 의심하거나 과거부터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의 글과 댓글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평가와 입장객 숫자의 연결고리
입장객 통계가 민감한 이유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때문이다. GKL은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운영사 가운데 유일하게 정부 경영평가를 받는 공기업이며, 입장객 수는 평가 과정에서 계량지표로 쓰인다. 평가 등급은 임직원 성과급과 기관장 거취에 직결된다.
최근 성적표는 좋지 않았다. GKL은 2025년 6월 발표된 2024년도 경영평가에서 ‘미흡(D)’ 등급을 받았고, 2026년 6월 19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5년도 평가에서는 ‘보통(C)’으로 한 계단 올랐다. 그러나 2024년 12월 취임한 윤두현 사장은 2025년도 기관장 경영계약 이행실적 평가에서 ‘미흡’ 판정을 받아 경고 조치 대상이 됐다. 기관 등급은 회복됐지만 기관장 평가는 낙제를 면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 평가의 계량 근거인 입장객 통계가 의심받고 있는 셈이다.
경영평가를 둘러싼 GKL의 전력도 있다. 감사원이 2024년 8월 확정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GKL 사장과 서울사업본부장, 기획조정실장 등 3명은 2022년 12월부터 2023년 8월까지 4차례에 걸쳐 GKL 담당 경영평가위원 4명에게 식사를 제공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 감사원은 문체부 장관과 GKL 사장,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과태료 부과 통보 등 조치를 요구했다. 당시 문체부가 조사 권한의 한계를 들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 드러난 사안으로, 경영평가 결과가 보수와 인사에 반영되는 구조가 평가위원 접촉이라는 무리수로 이어졌던 사례다.
“확인된 사실 아니다”… 남은 절차
현재까지 입장객을 의도적으로 부풀렸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된 것은 아니다. GKL 관계자는 “현재 문체부의 자료 요청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허수 카운팅’이나 ‘입장객 부풀리기’ 등의 주장은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면서, 확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고 가능한 방법을 통해 관련 내용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회사의 실적 자체는 호조다. GKL은 2026년 1월 공시에서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4,229억원, 영업이익 526억원, 순이익 47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6.7%, 37.4%, 42.4% 늘었다고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 회복에 힘입은 결과다. 다만 정부가 7월부터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상한을 10%에서 15%로 올리고 면허 갱신제를 도입하는 제도 개편을 추진하면서, 공기업 GKL의 운영 투명성 업계 전체의 규제 논의와도 무관하지 않게 됐다.
두 사건의 결론은 각각 다른 곳에서 난다. 화장실 불법촬영 혐의는 강남경찰서의 휴대전화 분석과 관련자 조사에서, 입장객 집계 의혹은 문체부의 자료 검토에서 갈린다. 공통점은 GKL이 스스로 만든 기록, 즉 징계보고서와 입장객 통계가 이번에도 판단의 출발점이 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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