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카오 GGR 6월 12.1%·7월 8.4% 연속 감소, 2025년 1월 이후 첫 역성장
- 역외신탁 과세·자본유출 단속에 중국 큰손 위축… 증시 부진 겹쳐
- 올해 성장률 전망 7%→3% 하향, 마카오 카지노주 지수 22% 급락
- 한국 3사 7월 매출은 8.6% 증가… 기금 인상 규제와 ‘겹악재’ 여부 주시
세계 최대 카지노 시장 마카오가 코로나19 재개장 이후 가장 가파른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 6월과 7월 총게임매출(GGR)이 두 달 연속 시장 예상을 밑돌며 감소하자, 일시적 조정이 아니라 장기 둔화의 시작 아니냐는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8월 7일 이번 부진의 배후에 중국 정부의 자본유출 단속과 본토 자본시장 침체가 있다고 짚었다.
17개월 만의 역성장, 월드컵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마카오 정부 게임감찰협조국(DICJ) 집계에 따르면 6월 GGR은 185억2,000만 파타카(약 22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2.1% 줄었다. 2025년 1월 이후 17개월 만의 첫 전년 대비 감소로, 16개월 연속 이어지던 성장 행진이 여기서 끊겼다. 7월에도 GGR은 202억6,000만 파타카(약 25억1,000만달러)로 8.4% 감소해, 시장 전망치(6.2% 감소)보다 낙폭이 컸다.
| 구분 | 2026년 5월 | 2026년 6월 | 2026년 7월 |
|---|---|---|---|
| GGR | 226억1,000만 파타카 | 185억2,000만 파타카 | 202억6,000만 파타카 |
| 전년 동월 대비 | +6.7% | -12.1% | -8.4% |
표면적 원인으로는 6월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열린 월드컵이 꼽힌다. 이번 대회는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며 경기 수가 104경기로 종전 64경기의 두 배 가까이 확대돼, 큰손들의 베팅 예산을 어느 대회보다 길게 빨아들였다. 7월에는 태풍 마이삭과 노을이 잇따라 남중국 일대를 지나며 마카오와 홍콩을 잇는 항공·페리 운항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낙폭은 통상의 ‘월드컵 효과’를 넘어섰다. 씨티그룹 조사에서 6월과 7월 VIP·프리미엄 고객은 고객 수와 지출 모두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했고, 이번 매출 감소 폭은 역대 월드컵 개최 기간과 비교해도 최악 수준으로 평가된다. 제니퍼 송(Jennifer Song) 모닝스타 연구원은 “6월과 7월이 나쁠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실제 수치는 예상보다도 더 나빴고, 시장이 걱정하는 것이 바로 그 대목”이라며 “게임 매출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비용이 늘어난 카지노들이 어떻게 마진을 지키느냐가 시장의 가장 큰 우려”라고 말했다.
역외신탁 과세, 자본유출 단속… 큰손의 돈줄을 죄는 베이징
구조적 변수는 중국의 자본통제 강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역외신탁에 대한 과세, 국경 간 증권사 영업 단속, 개인의 홍콩·마카오행을 포함한 역외 투자 제한 등 자본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를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 금융시장 변동성에 민감한 고액 베팅 고객, 이른바 ‘하이롤러‘의 심리가 이런 조치에 직접 눌렸다는 분석이다.
본토 자본시장의 부진도 겹쳤다. 큰손들의 지갑 사정을 가늠하는 지표로 통하는 중국 증시에서 MSCI 중국 지수는 올해 들어 약 8% 하락해 글로벌 주요 지수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유동성이 마르고 포트폴리오가 쪼그라들면서 마카오 프리미엄 게임 수요를 떠받치던 ‘부(富)의 효과’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는 것이다. 중화권 증시가 주가 상승과 기업공개(IPO) 붐으로 유동성이 넘쳤던 2025년, 마카오 6개 카지노 운영사의 매출과 이익이 함께 급증했던 것과 정반대 흐름이다. 개리 응(Gary Ng) 나티시스(Natixis)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부진의 바탕에는 부의 효과 부재와 중국 본토의 위축된 소비심리가 있다”며 “세금과 국경 간 자본이동에 대한 최근 규제 변화가 더 큰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성장률 전망 7%→3%… 2분기 이익도 2023년 이후 최저
시장의 눈높이는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블룸버그가 증권사들을 상대로 실시하는 월례 조사에서 올해 마카오 게임 매출 증가율 전망치는 연초 7%에서 3%로 내려왔다. 이대로면 마카오가 코로나19에서 재개장한 2023년 이후 가장 느린 성장이며, 연간 매출은 여전히 2019년 수준을 13% 밑돌게 된다. 상반기 누적 GGR이 1,269억 파타카로 6.8% 늘고 7월까지 누적으로도 4.4% 증가를 유지하고 있지만, 연초 두 자릿수였던 누적 증가율이 반년 새 반토막 이하로 꺾인 셈이다.
수익성 압박은 이미 진행형이다. 각 카지노가 큰손 유치를 위해 호텔 객실·식사·콘서트 티켓 같은 무료 서비스와 커미션·리베이트 지출을 늘려온 탓에 마진은 축소돼 왔고, 여기에 일반(매스) 수요 둔화와 프리미엄 고객 이탈이 겹쳤다. 마카오 카지노 운영사들의 2분기 합산 이익은 7% 감소해 2023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라스베이거스 샌즈(Las Vegas Sands)와 MGM리조트 인터내셔널(MGM Resorts International)은 마카오 사업 마진이 크게 하락했다고 밝혔고, 윈 리조트(Wynn Resorts)만 소폭 개선됐다. 주가도 반응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카오 카지노 운영사 지수는 올해 약 22% 급락했다. 같은 기간 홍콩 항셍지수 하락률이 0.4%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반등의 단서가 없지는 않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월드컵이 끝나가던 7월 둘째 주 일평균 GGR은 첫째 주보다 9% 늘었다. 비탈리 우만스키(Vitaly Umansky) 시포트리서치파트너스(Seaport Research Partners)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성수기인 8월이 월드컵 종료 후 이연 수요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면서, 8월 실적이 침체의 지속 여부를 가늠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프리 키앙(Jeffrey Kiang) CLSA 연구원은 프리미엄·VIP 의존 구조가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계속 짓누를 것이라며 “마카오 게임 산업의 근본 문제는 중국의 전반적인 소비자 신뢰가 여전히 침체돼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아직 ‘디커플링’… 기금 인상 겹치면 이중 부담
마카오 업황은 한국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선행 지표로 자주 읽힌다. 두 시장 모두 중화권 VIP 수요라는 공통 기반 위에 있어, 2014년 중국 반부패 단속 국면처럼 중국발 충격이 양쪽에 함께 파급된 전례가 있어서다. 실제 6월에는 국내에서도 파라다이스의 카지노 매출이 631억7,300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2% 급감해 마카오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같은 달 제주 드림타워의 롯데관광개발 매출은 36.1% 늘어 업체별로 명암이 갈렸고, 파라다이스의 부진에는 월드컵 외에 홀드율(드롭액 대비 매출 비율) 하락이라는 일회성 요인도 작용했다.
7월 들어서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파라다이스·GKL·롯데관광개발 3사의 7월 합산 카지노 매출은 1,711억6,800만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8.6% 늘며, 8.4% 감소한 마카오와 정반대로 움직였다. GKL 매출이 417억원으로 6.9%, 파라다이스가 778억9,200만원으로 3.6% 각각 증가했다. 방한 외국인 증가세가 이어지는 한 한국 시장의 상대적 견조함이 유지될 수 있다는 평가가 증권가에서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중국의 자본유출 단속이 장기화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홍콩·마카오행 개인 투자까지 제한하는 조치가 중화권 큰손의 해외 베팅 여력 전반을 줄이는 방향이라면, 중국·중화권 VIP 비중이 큰 한국 카지노도 파급을 피하기 어렵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상한을 10%에서 15%로 올리고 5년 단위 갱신허가제를 도입하는 정부 개편안이 추진되면서 규제 부담이 커지는 국면이다. 개편 검토가 알려진 7월 15일 롯데관광개발(-14.6%), 파라다이스(-13.5%), GKL(-10.8%)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고,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부담률이 15%로 오르면 연간 비용이 파라다이스 약 500억원, 롯데관광개발 약 300억원, GKL 약 2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마카오발 수요 둔화가 한국까지 번지는 시점에 기금 인상까지 현실화하면 업계로서는 수요와 비용 양쪽에서 압박을 받는 이중 부담이 된다. 그 첫 가늠자가 될 8월 마카오 실적에 한국 카지노 업계의 시선도 함께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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